글로벌 벤더 독과점에 대한 대처
우리들의 알티이야기 :
2008. 5. 6. 08:27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은 미국 글로벌 기업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지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라고 하니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주소가 아직은 녹록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데이터베이스(DBMS)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흔히 플랫폼에 비유되는 DBMS는 제조업으로 치면 중공업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많은 거대한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그러니 어떻겠습니까.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거대기업들이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겠지요.
그래서인지, 운영체제나 DBMS 같은 플랫폼 분야는 외국계 대형기업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 위에서 돌아가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말이 맞다면 우리 알티베이스는 10년가까이 현명하지 못한 전략에 매달려 온 셈이네요.
하지만 핵심적인 기간산업을 포기하고 응용산업에만 매달린다면 결국 근본적인 종속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비교우위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 되고 말것입니다.
오늘은 저희 알티베이스 김기완 대표가 디지털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소개합니다. 10년동안 국산 DBMS 개발의 기치를 내걸고 지금까지 묵묵히 성장해온 알티베이스의 수장으로서,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현실을 단상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데이터베이스(DBMS)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흔히 플랫폼에 비유되는 DBMS는 제조업으로 치면 중공업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많은 거대한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그러니 어떻겠습니까.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거대기업들이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는 게 어찌보면 당연하겠지요.
그래서인지, 운영체제나 DBMS 같은 플랫폼 분야는 외국계 대형기업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 위에서 돌아가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말이 맞다면 우리 알티베이스는 10년가까이 현명하지 못한 전략에 매달려 온 셈이네요.
하지만 핵심적인 기간산업을 포기하고 응용산업에만 매달린다면 결국 근본적인 종속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비교우위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 되고 말것입니다.
오늘은 저희 알티베이스 김기완 대표가 디지털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소개합니다. 10년동안 국산 DBMS 개발의 기치를 내걸고 지금까지 묵묵히 성장해온 알티베이스의 수장으로서,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현실을 단상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글로벌 벤더 독과점에 대한 대처>
국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과제로 삼겠다는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개선할 돌파구 찾기는 그리 녹록치 않은 듯하다.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을 거듭하고 있고,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수출마저도 4달째 적자다. 더욱이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석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각종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른다. 매스컴들은 연일 부존 자원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자원 민족주의의 도래를 경고하며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종용하고 있다. 해외 자원 개발이나 자원 외교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자원 보유국에 국민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칼자루를 넘겨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원 민족주의 양상은 SW 분야에 그대로 투영되어 글로벌 벤더의 독과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존 자원은 부족하나,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우리가 미래의 수종 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공감하고는 있으나, 실상은 글로벌 벤더들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로 몸살 중이다. 자원 민족주의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듯, 글로벌 SW 벤더들의 독과점이 SW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 SW 분야에서 글로벌 벤더의 독과점은 심각한 수준이어서 IT 산업 전체를 사양길로 몰아넣는 건 아닌지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시스템 SW는 DBMS, OS, 미들웨어 등 SW를 위한 SW이자 정보시스템의 근간으로, 제조업으로 따지면 원자재에 해당한다. 원자재 없이 재화를 제조할 수 없듯이 시스템 SW 없이는 기업 내 핵심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다. 시장 진입은 어렵지만, 진입만 하면 타 제품으로의 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매우 전략적인 산업이자 매력적인 산업이다.
이를 잘 아는 글로벌 벤더들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가격, 서비스, 유지보수 등에서 대단한 유연성을 발휘하며 총력을 기울여 현재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국산 SW 산업의 가치 사슬 형성 저해와 정보 시스템의 활용 없이 이윤 추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목을 옭아매는데 이용하고 있다. 시장 진입 초기에 발휘되던 강력한 유연성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준수라는 명목 하에 회수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희망적인 것은 자정 노력을 통해 글로벌 벤더의 독주를 막아 SW 산업 구조를 개선해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SW 산업 종사자로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국산 SW 기업들과의 경쟁 체제를 복원하는데 사용자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다. 시스템 SW 도입 시 특정 벤더가 아닌 멀티 벤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약간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특정 벤더의 종속성 탈피로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게 되므로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득을 배가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성이 어느 분야보다 심각한 공공 및 국방 분야에서 변화의 선봉에 서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업무 특성상 명확한 책임 소재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단일 벤더 전략을 고수하는 걸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가까운 미래에 국가의 기간계 시스템을 우리 손으로 제어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정부가 시스템 SW 산업에 대한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토대로 될성부른SW 기업을 발굴하여 집중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 WTO에 편입되면서도 100%의 쌀 자급률을 이뤄냄으로써 국제 시장에서의 가파른 곡물 가격의 상승세에도 내수 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처럼, 외산 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발굴, 육성함으로써 국내 시스템 SW 시장을 지켜내고, 더 나아가 국산 SW 산업 부흥의 촉매제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년간 SW 분야에 종사하면서 많은 SW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봐 왔다. 잘나가던 SW 기업들조차 국내 시장의 영업 및 납품 관행이나 제한적인 시장 규모 때문에 영세성을 면치 못해 쓰러지는 걸 보면서 한국에서 SW 기업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시스템 SW 기업들은 외산 벤더들의 독과점에 의한 폐해까지 삼중고를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시스템 SW 사업은 접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혹자의 말에 수긍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국내 시스템 SW 분야는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고, 여기에 SW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서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시스템 SW의 가치와 중요성을 발굴, 육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외산 SW 벤더들의 독과점 폐해 극복과 건강한 국내 SW 산업의 가치 사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국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과제로 삼겠다는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개선할 돌파구 찾기는 그리 녹록치 않은 듯하다.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을 거듭하고 있고,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수출마저도 4달째 적자다. 더욱이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석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각종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른다. 매스컴들은 연일 부존 자원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한 자원 민족주의의 도래를 경고하며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종용하고 있다. 해외 자원 개발이나 자원 외교를 미처 준비하지 못해 자원 보유국에 국민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칼자루를 넘겨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원 민족주의 양상은 SW 분야에 그대로 투영되어 글로벌 벤더의 독과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존 자원은 부족하나,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우리가 미래의 수종 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공감하고는 있으나, 실상은 글로벌 벤더들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로 몸살 중이다. 자원 민족주의가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듯, 글로벌 SW 벤더들의 독과점이 SW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 SW 분야에서 글로벌 벤더의 독과점은 심각한 수준이어서 IT 산업 전체를 사양길로 몰아넣는 건 아닌지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시스템 SW는 DBMS, OS, 미들웨어 등 SW를 위한 SW이자 정보시스템의 근간으로, 제조업으로 따지면 원자재에 해당한다. 원자재 없이 재화를 제조할 수 없듯이 시스템 SW 없이는 기업 내 핵심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다. 시장 진입은 어렵지만, 진입만 하면 타 제품으로의 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매우 전략적인 산업이자 매력적인 산업이다.
이를 잘 아는 글로벌 벤더들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가격, 서비스, 유지보수 등에서 대단한 유연성을 발휘하며 총력을 기울여 현재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국산 SW 산업의 가치 사슬 형성 저해와 정보 시스템의 활용 없이 이윤 추구를 할 수 없는 기업들의 목을 옭아매는데 이용하고 있다. 시장 진입 초기에 발휘되던 강력한 유연성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준수라는 명목 하에 회수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희망적인 것은 자정 노력을 통해 글로벌 벤더의 독주를 막아 SW 산업 구조를 개선해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SW 산업 종사자로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국산 SW 기업들과의 경쟁 체제를 복원하는데 사용자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다. 시스템 SW 도입 시 특정 벤더가 아닌 멀티 벤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약간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특정 벤더의 종속성 탈피로 협상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게 되므로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득을 배가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성이 어느 분야보다 심각한 공공 및 국방 분야에서 변화의 선봉에 서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업무 특성상 명확한 책임 소재와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단일 벤더 전략을 고수하는 걸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가까운 미래에 국가의 기간계 시스템을 우리 손으로 제어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정부가 시스템 SW 산업에 대한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토대로 될성부른SW 기업을 발굴하여 집중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 WTO에 편입되면서도 100%의 쌀 자급률을 이뤄냄으로써 국제 시장에서의 가파른 곡물 가격의 상승세에도 내수 시장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처럼, 외산 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발굴, 육성함으로써 국내 시스템 SW 시장을 지켜내고, 더 나아가 국산 SW 산업 부흥의 촉매제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년간 SW 분야에 종사하면서 많은 SW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봐 왔다. 잘나가던 SW 기업들조차 국내 시장의 영업 및 납품 관행이나 제한적인 시장 규모 때문에 영세성을 면치 못해 쓰러지는 걸 보면서 한국에서 SW 기업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시스템 SW 기업들은 외산 벤더들의 독과점에 의한 폐해까지 삼중고를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시스템 SW 사업은 접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혹자의 말에 수긍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국내 시스템 SW 분야는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 왔고, 여기에 SW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서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시스템 SW의 가치와 중요성을 발굴, 육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외산 SW 벤더들의 독과점 폐해 극복과 건강한 국내 SW 산업의 가치 사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