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의 병 월요병에 시름시름 앓다보니
두뇌 회전이 거의 수동식 회전문 마냥 버겁게 돌아가는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럴때면 알티스토리를 들른다.
호호;;

오늘은 걍 가볍게 잡담글이나 하나 쓰구 갈랜다.
얼마전 바닷가 놀러를 가서 스팸을 구워먹을 일이 있었다.
자취생인지라 스팸은 가장 자주 먹는 반찬-_- 중의 하나이기에
스팸 하난 잘 썰 자신이 있다;;
만...
장소가 장소인지라...(텐트안;;) 도마도 없고 칼도 없어
이쁘장한 모양의 스팸은 포기해야 했다.

결국 숟가락으로 얇게 스팸을 덜어내어 볶았다.
결과는 오우~ 붸리 굳~

칼로 반듯하게 자른 것보다 훨씬 맛있는 것이었다.

놀러가서 해먹으니 맛있었겠지...했는데
얼마전 집에서 스팸을 해먹을 기회가 또 있었는데...
기름 묻은 도마, 칼 씻기의 귀차니즘이 예상되는 바...
숟가락 신공으로 얇게 떠서 스팸을 구워 먹었드랬다.

결과는...역시 오우~구뜨~ㅋㅋ

먹으면서 엄니의 옛 가르침(?)이 생각났다.

'음식엔 칼을 델수록 맛이 없다카이~'

김치는 손으로 쭉쭉 찢어서 먹어야 맛있고
김도 뜯어서 굽는게 맛있고
김밥은 베어 먹어야 맛있는 법...

왜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건데...
분명 우리 입과 혀는 쓰고 달고 맵고 짜고만 느끼는게 아니라
촉감도 분명 맛에 큰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해본다.
라면이 꼬불꼬불하지 않고 국수마냥 늘쭉늘쭉했다면...
과연 오늘날의 라면 맛이 날까...
라면 맛에는 분명 '꼬불꼬불한 맛'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회가 맛있는건 분명 쫀득한 탄력과 씹었을 때 흘러나오는 육즙의 느낌...
뭐 그런게 회맛이듯...촉감도 분명 맛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돌아가서...
매끈한 스팸의 표면이 입속에 닿을 때보단,
분명 거칠고 투박한 스팸의 표면이 그것도 불규칙한 크기와 모양으로
입속에 들어올 때,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캬캬~
글구 주방용 타올로 기름기를 살짝 빼주는 쎈스를 발휘하면
담백하면서 바삭한 스팸을 맛볼 수 있다.

음...
그나저나 스팸도 슬슬 지겨워지는데... 이젠 뭘해먹지... -_-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