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글꼴이 지원되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지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난리가 났습니다(저희 딸이 애용하는 표현을 잠시 도용해 봤습니다). 쇠고기 협상이나 AI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MS에 대한 얘기입니다.
얼마전 빌게이츠가 방한을 했죠.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
사실 IT 소식이 일간지 지면을 장식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공통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죠. 삼성전자나 SK텔레콤처럼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극소수의 기업 외에는 경제/산업 분야에서의 IT에 대한 관심 수준도 상당히 떨어집니다. IT가 산업의 중심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이기도 하죠.
그런데 빌게이츠의 방한과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경제지에 대서특필되고 중앙일간지에도 연일 오르내리고 있네요. 빌게이츠라는 브랜드와 MS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됩니다(참고로 얼마전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세계 10대 경영사상가에 경영인으로서 유일하게 선정된 빌게이츠의 1회 강의료가 5만~7만불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알현하기 어려우신 분의 한국 나들이에 이 정도의 법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싶기도 합니다).
그럼 빌게이츠가 방한한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잠시 보겠습니다.
정부가 가장 바쁘네요. 정작 관련 업계는 조용한데 말이죠.
서울시는 저소득층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MS와 MOU를 체결하고 5년간 420억원 상당의 소요 재원을 동등하게 부담키로 했다네요.
한국게임산업진흥원도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와 ‘글로벌 게임 허브 센터’ 구축 협약 체결을 체결했군요. 빌게이츠 방한에 맞춰서.
우리의 2MB 대통령께서도 빌게이츠를 만나셨죠? 쇠고기 수입 협상을 비롯해 산재한 현안 챙기기도 바쁘실텐데... 짬을 내셔서 빌게이츠에게 우리 나라의 IT에 적극적인 투자를 부탁하고 고마움도 표시하고, 그 답례로 빌게이츠를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 CEO형 대통령다운 면모를 한껏 뽑내 주셨군요. 짝짝짝. 나이론 박수 세번 쳐 드리겠습니다.
현대기아차와는 차량 IT 혁신센터를 건립해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정보기술 개발에 주력한다고 하는 군요. 투자 금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1억 130만 달러, 현대기아차가 1억 6600만 달러.
서울시 MOU건 이랑 비교하니 덩치가 많이 크죠?덕분에 다음날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폭등을 했습니다. 특히 기아차는 6년만에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네요. MS 위력 제대로 발휘됐군요.
이들 금액을 모두 합치면 3억1300만 달러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제가 계산한 건 아니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화로 계산은 각자). 많은 일을 해치우고 갔고, 돈 한번 크게 풀고 가셨네요. 물론 당장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말이죠, 제가 보기에는 MS의 투자라는 게 정부와 기업의 코를 'MS 종속적이도록' 꿰어 놓는 작업에 불과해 보입니다.
미니PC 형태가 될 차량 오디오시스템의 플랫폼을 MS가 제공하겠다는 것은, PC 시장의 윈도우처럼 미래 IT 기기들의 플랫폼과 소트프웨어에 대한 독점 전략의 첫 단추(사실 첫단추인지 아닌지는 확인이 안됐습니다.^^;;)를 한국에서 채우겠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10년 차량 IT 시장의 규모가 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분명 MS 뿐 아니라 모든 IT 벤더들에게 군침도는 시장임은 분명하죠.
게임 허브 센터나 저소득 정보격차 해소 역시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더구나 정부의 지원금 그거 추경예산 편성하지 않으면 중소기업 지원하려던 자금 전용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은 의구심이 펀치를 날립니다.
이러한 일련의 뉴스를 주욱 읽다가 문득 마이크로소프트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2억8000만 달러를 투자, 중국에 R&D 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오버랩됩니다.
10만평이 넘는 규모의 이 센터에는 5000여명이 근무하게 되는데 MS 본사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MS R&D 센터라고 하네요.
물론 이 어마어마한 R&D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MS에게 많은 세제해택과 어떠한 당근을 주기는 했겠지만 어째 MS에게 끌려가는 형국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저 혼자만의 생각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받을 거 제대로 받은 성과로 보여진다는 얘깁니다.
우리는 어떠할까요. 받을 거 제대로 받고 주고 있기는 하는 건지, 10개 주고 하나 혹은 하나 반 받으면서 그게 10개인줄 아는 건지, 아니면 못 받은 것보다는 하나라도 받았으니 그게 어디냐라고 생각하는 건지 쬐금 답답~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호사가들의 입은 조용하네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데 저만 삐딱한 걸까요?
아이구. 쓰다보니 두서 없이 길이만 길어졌습니다. 헥헥...
그럼 여기서 정리 멘트.
축구에서 지면 늘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의 국제적 행보에는 늘 협상력 부재가 단골 메뉴로 따라붙죠. 헛점을 아는데도 극복을 못하는 건 노력 부족일까요 극복 불가능한 신체적 지능적 한계일까요? ^^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두서 없는 글 읽느라 힘든 생각밖에 안드셨다구요? 에궁. 지송*100.
쓰려면 제대로 쓰라는 돌맹이들이 날아오는군요. 아~. 피한다고 피했는데 하나 맞았습니다. 쬐금 아프네요.
그럼 앞으론 제대로 된 글로, 더 열심히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